■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이라는 사람이 주장한 것이 바로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 '인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베스트셀러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마디로 이 말과 일맥상통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로젠탈은 1968년 한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인 레오노레 야콥슨(Leonore Jacobson)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전교생의 지능검사를 먼저 진행한 후, 그 결과와는 관계없이 무작위로 학생들 중 20%를 뽑았습니다. 그리고는 각 학생의 담임 선생님들에게 이 아이들은 특별히 IQ가 높은 것으로 보이니 학업 성취도 향상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며 그 사실을 믿게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8개월 후 다시 지능검사를 해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그 20%에 선발되었던 학생들은 실험 전 실제 IQ검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다른 학생들보다 IQ가 높게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성적이 향상된 건 말할 것도 없었고요.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 로젠탈의 흥미로운 실험
로젠탈은 흥미로운 하나의 실험을 또 진행했는데요. 선생님이 어떤 한 학생을 평가하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을 학생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안 나게 한 영상이라 실제 영상 속의 말소리는 듣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신들을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는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 거의 정확하게 맞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학생들에 대해서 긍정적인 편견을 갖게 되었던 선생님은 좀 더 열성적으로 가르치기만 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말 한마디와 표정 변화 한 번만으로도 학생에게 긍정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본능적으로 선생님이 자기를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학생의 경우에는 본인 역시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스스로 열심히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그 학생의 성적이 선생님 기대만큼 향상된 결과를 보여준다면 선생님은 자신의 혜안을 더욱 더 확신하게 되고 또 더더욱 학생들에게 친절한 마인드로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 또 다른 예시
관련 예시를 간단하게 들어보자면, 한 아이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마침 학교 겨울 방학 중에 이사를 하게 된 거라, 새 학년에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전학을 가게 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아이는 부모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별 탈 없이 적응을 잘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적응이 더딘 사람은 그 아이의 부모입니다. 엄마, 아빠 둘 모두 맞벌이를 하다 보니까 아이의 학교 생활을 살펴보기 위해 학교에 찾아가볼 시간을 내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가정에 전달되는 학교통신문에는 학부모회를 구성해야한다, 봉사자를 모집한다, 재능 기부할 수 있는 학부모를 자원받는다, 공개 수업이 있으니 참석해라라는 등 온갖 학부모들의 아이의 학교 생활 관련해서 참여를 권유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학부모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이런 참여가 아니라, 담임 선생님과의 개인 면담시간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담임 선생님이 학부모와 면담을 하자는 것을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 참 어렵습니다. 가정통신문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학기 초반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하는지 등의 상황을 보고받고, 또 우리 아이가 가진 개인적은 특성이나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우리 아이만의 문제 등을 학부모와 선생님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귀한 기회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부모님들의 마음은 긴장되는 걸까요?
■ 어릴 때의 경험은 일생을 이어집니다
위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선생님의 기대 심리와 학생의 기대에 대한 부응 심리가 서로 맞물리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상승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선생님이 학생 앞에서 대놓고 칭찬을 하는 게 아니더라도 표정이나 몸짓, 단순한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정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학생에 대해 안 좋은 쪽으로 인상을 가지게 된 선생님은 은연중에 학생에게 부정적 메시지를 보내게 되기도 하고, 그 학생은 또 이런 선생님의 시선을 아주 예민하게 읽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악순환으로도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렇게 어릴 때의 경험은 일생 전체로 이어지게 됩니다.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칭찬도 들어보고 그에 따른 어느 정도의 적당한 기대를 받아본 아이들은 커서 성인이 되어서도 자존감이 높고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존재임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그렇게 되니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긴장이 될까요. 좋은 마음으로 촌지를 드리자니 하면 안되는 짓을 하는 것 같고, 몸으로 그냥 떼우려니 시간은 부족하고.. 그러니까 그저 애꿎은 아이들만 나무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상의 부모들은 모두 다 알 겁니다. 부모는 죄인이라는 걸요.
[주 내용 출처 -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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